NAS와 외장하드의 차이점, 무엇을 사야 할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알아보면 결국 두 갈래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익숙하고 저렴한 외장하드냐, 비싸지만 똑똑하다는 NAS냐. 그런데 이 비교에는 대부분의 글이 빼먹는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파일 전송 속도는 외장하드가 NAS보다 빠릅니다. 이 글에서는 둘의 차이를 실제 숫자로 계산하고, 왜 이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닌지까지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 3줄 요약

  • 가끔 파일 옮기고 서랍에 넣어둘 거면 외장하드.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 여러 기기에서 쓰고, 자동 백업하고, 밖에서도 열고 싶으면 NAS.
  • 그런데 NAS를 사도 외장하드는 필요합니다.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아래에서 설명)

본질적 차이 — 케이블이냐, 네트워크냐

외장하드는 USB 케이블로 컴퓨터에 종속됩니다. 꽂힌 그 컴퓨터에서만 열리고, 다른 기기로 옮기려면 케이블을 뽑아 다시 꽂아야 합니다. 커다란 USB 메모리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NAS는 공유기에 연결되어 네트워크 전체에 열려 있습니다. 노트북·폰·태블릿·TV가 동시에 같은 파일에 접근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켜져 있습니다. 이게 결정적입니다. 항상 켜져 있으니 자동 백업, 예약 작업, 앱 구동이 가능해집니다. 외장하드는 사람이 꽂아야 일을 시작합니다.

속도 — 의외의 반전

“NAS가 더 좋은 기기니까 더 빠르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틀렸습니다.

대부분의 NAS는 기가비트(1Gbps) 랜으로 연결됩니다. 1Gbps는 초당 1기가”비트”이지 바이트가 아닙니다. 8로 나누면 초당 125MB가 이론상 한계고, 실제로는 110MB/s 정도가 나옵니다.

반면 USB 3.0은 5Gbps입니다. 하드디스크 자체 속도가 병목이라 실제로는 150~200MB/s 정도 나옵니다. 즉 외장하드가 NAS보다 빠릅니다.

100GB짜리 영상 폴더를 옮긴다고 해보겠습니다.

방식실제 속도100GB 전송 시간
외장하드 (3.5인치 USB 3.0)약 180MB/s약 9분
외장하드 (2.5인치 포터블)약 120MB/s약 14분
NAS (기가비트 랜)약 110MB/s약 15분
클라우드 (업로드 500Mbps)약 62MB/s약 27분
클라우드 (업로드 100Mbps)약 12.5MB/s약 2시간 13분

참고 — 최근 나오는 NAS 중에는 2.5기가비트(2.5GbE) 랜을 단 모델이 있습니다. 이러면 이론상 300MB/s까지 올라가 외장하드를 앞섭니다. 다만 공유기와 PC도 2.5GbE를 지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셋 중 하나라도 기가비트면 전체가 기가비트 속도로 떨어집니다. 영상 편집 원본처럼 큰 파일을 자주 옮긴다면 구매 전 이 스펙을 확인하세요.

정리하면 속도만 놓고 보면 외장하드의 승리입니다. NAS의 값어치는 속도가 아니라 다른 데 있습니다.

데이터를 잃을 확률 — 여기서 갈립니다

외장하드는 디스크가 딱 한 개 들어 있는 단일 구조입니다. 그 한 개가 죽으면 전부 사라집니다. 게다가 외장하드는 들고 다니는 물건이라 떨어뜨릴 위험이 상시로 있습니다. 동작 중 낙하는 헤드가 플래터를 긁는 최악의 사고입니다.

NAS는 디스크를 2개 이상 넣고 RAID로 묶으면 한 개가 죽어도 데이터가 남습니다. 고장 난 것만 갈아 끼우면 자동으로 복구됩니다. 게다가 디스크 상태를 상시 점검해서 죽기 전에 경고해줍니다. 외장하드는 이런 예고가 없습니다.

위험외장하드NAS(RAID)
디스크 1개 고장전부 손실안전
낙하·충격위험 높음거의 없음(고정)
고장 사전 경고없음있음
실수로 삭제손실손실
화재·도난손실손실

표에서 아래 두 줄을 봐주세요. 실수와 화재는 NAS도 못 막습니다. 이게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둘 중 하나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NAS와 외장하드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짝입니다.

백업의 3-2-1 원칙은 “서로 다른 2가지 매체에 보관하라”고 말합니다. NAS만 있으면 매체가 하나입니다. NAS에 외장하드를 물려 백업하는 것이 바로 이 조건을 채우는 가장 싸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게다가 백업이 끝난 외장하드를 뽑아서 서랍에 넣어두면, 랜섬웨어가 집 안 모든 기기를 암호화해도 그 외장하드만은 무사합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으니까요. NAS가 아무리 좋아도 이건 못 합니다.

주의 — 그래서 “NAS를 샀으니 외장하드는 팔아야지”는 정확히 반대로 가는 결정입니다. NAS를 샀다면 외장하드는 더 필요해집니다. 지킬 데이터가 많아졌으니까요.

실제 비용 비교

항목외장하드 4TBNAS 2베이 + 4TB×2
초기 비용10~15만 원60~90만 원
월 전기요금거의 0원(쓸 때만)1,700~4,400원
쓸 수 있는 용량4TB4TB (RAID 1)
설정 시간0분1~3시간

(시세는 수시로 바뀝니다. 구조를 봐주세요.)

같은 4TB를 쓰는데 비용이 5~6배입니다. 그 차액으로 사는 건 용량이 아니라 항상 켜져 있음 + 여러 기기 + 자동화 + 디스크 이중화입니다. 이게 5배 값어치를 하느냐가 판단의 전부입니다.

내 상황에서는 뭘 사야 하나

이런 상황
노트북 용량 부족해서 가끔 파일 뺌외장하드
영상 편집 원본 보관(속도 중요)외장하드
1년에 몇 번 백업외장하드
가족 사진이 매일 쌓임NAS
여러 기기에서 같은 파일NAS
집 밖에서도 접근NAS
Plex로 영화 서버NAS
NAS를 이미 갖고 있음외장하드 추가 (백업용)

제 경우는 이렇습니다

아이 어린이집에서 하루에 사진을 적게는 10장, 많게는 30장씩 올려줍니다. 낮에 폰으로 받아두고 집에 오면 저장하는데, 1년이면 3,600~11,000장입니다. 한 장에 4MB로 잡으면 연 15~45GB씩 늘어나는 셈입니다. 외장하드로는 감당이 안 되는 패턴입니다. 매번 꽂아야 하니 결국 미루게 되거든요.

그래서 자동 백업이 필요했는데, 저는 시놀로지를 사지 않았습니다. 대신 집에 있는 PC에 가상머신으로 홈서버를 만들고 Immich를 올려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장비값이 0원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물론 삽질은 각오해야 하고, 클릭 몇 번으로 끝나는 시놀로지의 편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NAS가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장하드 여러 개로 나눠 담으면 NAS와 비슷하지 않나요?

A. 용량은 비슷해도 자동화가 안 됩니다. 사람이 꽂아야 백업이 되는데, 결국 미루게 됩니다. “가끔 손으로 하는 백업”의 실제 성공률은 낮습니다.

Q. 외장하드를 늘 꽂아두고 공유하면 되지 않나요?

A. PC를 24시간 켜둬야 합니다. 그러면 전기요금은 NAS보다 훨씬 많이 나오고(PC는 보통 50~100W), 소음도 큽니다. 이럴 바엔 NAS가 낫습니다.

Q. 외장하드도 NAS용 하드를 넣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외장하드는 24시간 돌지 않으니 일반 제품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SMR 방식 제품은 대용량 쓰기가 느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관련 글)

Q. NAS를 사면 외장하드는 어디에 쓰나요?

A. NAS의 백업입니다. 이게 정석 조합입니다. 백업 후 뽑아서 서랍에 두면 랜섬웨어도 막습니다.

Q. 클라우드는요?

A. 2TB 정도면 클라우드가 가장 쌉니다. 데이터가 계속 커지거나 남의 서버에 두기 싫을 때 NAS를 고민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 속도는 외장하드가 빠릅니다. 기가비트 랜(110MB/s) < USB 3.0 외장하드(180MB/s).
  • NAS의 값어치는 속도가 아니라 항상 켜져 있음 + 여러 기기 + 자동화 + 이중화.
  • 같은 4TB인데 비용은 5~6배. 그 차액이 위 네 가지 값어치를 하느냐가 전부.
  • 외장하드는 단일 디스크 + 낙하 위험 + 사전 경고 없음이 약점.
  • 다만 실수와 화재는 NAS도 못 막습니다.
  • 둘 중 하나가 아닙니다. NAS를 사면 외장하드가 더 필요해집니다(백업 매체).
  • 2.5GbE NAS를 노린다면 공유기·PC도 함께 지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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