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낡은 노트북으로 서버 만들어보기 — 준비물부터 전원 켜기까지”


이 글에서 하는 것

  • 안 쓰는 노트북이 홈서버로 쓸 만한지 판단하는 기준
  • 우분투 서버 설치 USB 만들기부터 설치 완료까지
  • 덮개를 닫아도 꺼지지 않게 만드는 설정 (이게 핵심입니다)
  • 다른 컴퓨터에서 원격 접속까지 확인

소요 시간은 다운로드 시간을 빼면 1~2시간 정도입니다.

1편에서 홈서버가 무엇이고 뭘 할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집에 굴러다니는 안 쓰는 노트북이 제일 좋다고 말씀드렸죠. 이번 편에서는 실제로 그 노트북을 서버로 바꿔보겠습니다.

목표는 딱 하나입니다. 노트북 덮개를 닫아 책상 구석에 밀어놓고, 다른 컴퓨터에서 그 노트북에 접속하는 것. 여기까지만 되면 그다음부터는 뭘 올리든 자유입니다.

왜 하필 노트북인가요?

데스크톱보다 노트북이 홈서버 입문에 유리한 이유가 있습니다.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정전이 되어도 노트북은 꺼지지 않습니다. 서버가 갑자기 꺼지면 저장 중이던 파일이 깨질 수 있는데, 노트북은 이 위험이 기본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오래된 배터리는 충전 용량이 많이 줄어 있어서, 몇 시간을 버티는 무정전 장치 수준까지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잠깐 깜빡이는 정전은 넘긴다” 정도로 보시면 정확합니다.

전기를 적게 씁니다. 노트북 부품은 애초에 배터리로 오래 버티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같은 성능의 데스크톱보다 소비전력이 낮습니다. 1편에서 계산했듯 24시간 켜두는 장비에서 소비전력은 곧 매달 나가는 돈입니다.

화면과 키보드가 붙어 있습니다. 데스크톱을 서버로 쓰면 설치할 때만 쓸 모니터와 키보드를 어디선가 구해와야 합니다. 노트북은 그 과정이 없습니다.

조용하고 자리를 안 차지합니다. 거실 한구석이나 책장 위에 올려둘 수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늘리기 어렵습니다. 노트북은 대부분 저장장치 자리가 하나뿐이라, 용량이 부족해지면 USB 외장하드를 붙여야 합니다. “일단 해보는” 단계에서는 문제없지만, 사진과 영상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하면 이 지점에서 한계가 옵니다.

내 노트북, 쓸 수 있을까요?

서랍에서 노트북을 꺼내셨다면 먼저 확인해 봅시다.

항목필요 조건확인 방법
CPU64비트2010년 이후 제품이면 대부분 해당
메모리(RAM)최소 2GB, 4GB 이상 권장노트북 모델명 검색
저장공간25GB 이상대부분의 노트북이 해당
유선 랜 포트있으면 좋음없으면 USB 이더넷 어댑터로 해결
전원 어댑터반드시 있어야 함24시간 꽂아둬야 합니다

메모리가 2GB인 아주 오래된 노트북도 됩니다. 뒤에서 설명할 우분투 서버는 화면 꾸미는 기능이 아예 없어서 메모리를 거의 안 쓰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중에 사진 관리나 영상 서비스까지 올리실 계획이면 4GB 이상은 있어야 여유롭습니다.

무선 인터넷으로도 되지만 유선 연결을 권합니다. 서버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무선은 신호가 흔들리면 접속이 끊깁니다. 랜 포트가 없는 얇은 노트북이라면 USB 이더넷 어댑터를 하나 사시면 됩니다.

준비물

  • 안 쓰는 노트북과 전원 어댑터
  • USB 메모리 8GB 이상 (설치용, 안에 든 내용은 지워집니다)
  • 설치 USB를 만들 다른 컴퓨터 (평소 쓰시는 PC)
  • 랜 케이블 (공유기와 노트북을 연결)

시작 전에 배터리를 꼭 확인하세요. 오래 방치된 노트북에서 가장 흔한 문제가 배터리 팽창입니다. 노트북을 바닥에 놓았을 때 흔들리거나, 터치패드가 들떠 있거나, 바닥 커버가 볼록하게 튀어나왔다면 배터리가 부푼 것입니다. 부푼 리튬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그대로 24시간 켜두시면 안 됩니다. 이 경우 배터리를 분리하고 전원 어댑터만으로 쓰거나(분리 가능한 모델), 서비스센터에서 교체하신 뒤 진행하세요. 겉보기에 멀쩡하더라도 통풍구에 쌓인 먼지는 한 번 청소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24시간 돌릴 장비니까요.

1단계 · 어떤 운영체제를 설치할까

윈도우를 지우고 우분투(Ubuntu) 라는 리눅스를 설치할 겁니다. 무료이고, 홈서버 자료가 가장 많아서 막혔을 때 검색으로 해결하기 쉽습니다.

여기서 초보자분들이 처음 헷갈리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분투에는 데스크톱 버전서버 버전이 있습니다.

데스크톱 버전서버 버전
화면윈도우처럼 마우스로 클릭검은 화면에 글자만
권장 메모리6GB최소 1.5GB (권장 3GB)
권장 저장공간25GB최소 5GB (권장 25GB)
낡은 노트북에서버거울 수 있음가볍게 돌아감

낡은 노트북이 대상이라면 서버 버전입니다. 데스크톱 버전은 26.04 LTS 기준 권장 메모리가 6GB로 올라갔는데, 서랍 속 노트북 상당수가 이 기준에 못 미칩니다. 게다가 우리 목표는 덮개를 닫고 원격으로 쓰는 것이라 화면 꾸미는 기능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검은 화면에 글자만”이라는 게 무섭게 들리시겠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 글에서 입력할 명령어는 전부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되고, 나중에 서비스를 올리고 나면 대부분의 관리는 웹 브라우저 화면에서 하게 됩니다.

버전은 LTS가 붙은 것을 고르세요. Long Term Support의 약자로 오래 지원해 준다는 뜻입니다. 2026년 4월 23일에 나온 26.04 LTS가 최신이고, 2031년 4월까지 보안 업데이트를 받습니다. 5년간은 신경 쓸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2단계 · 설치 USB 만들기

평소 쓰시는 PC에서 진행합니다.

첫째, 설치 파일을 내려받습니다. 우분투 공식 사이트(ubuntu.com)의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Ubuntu Server LTS를 받습니다. .iso 확장자의 파일이고 크기는 2~3GB 정도입니다.

둘째, USB에 굽습니다. 그냥 복사해 넣으면 안 되고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윈도우를 쓰신다면 Rufus, 맥이나 리눅스를 쓰신다면 balenaEtcher가 무난합니다. 둘 다 무료입니다.

프로그램을 열고 → USB를 선택하고 → 내려받은 iso 파일을 선택하고 → 시작을 누르면 끝입니다. 몇 분 걸립니다.

USB 안에 든 자료는 전부 지워집니다. 되돌릴 수 없으니 빈 USB를 쓰시거나, 안에 있는 파일을 미리 옮겨두세요. 그리고 USB를 고를 때 다른 드라이브를 선택하지 않았는지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외장하드를 잘못 선택하면 그쪽이 지워집니다.

3단계 · 노트북을 USB로 부팅하기

이제 서버가 될 노트북 차례입니다. 노트북을 끄고, 만든 USB를 꽂고, 랜 케이블도 연결한 다음 전원을 켭니다.

그냥 켜면 기존 윈도우가 그대로 뜹니다. USB로 부팅하라고 알려줘야 합니다. 전원 버튼을 누른 직후 제조사 로고가 뜰 때 특정 키를 연타하면 됩니다.

제조사부팅 메뉴바이오스(BIOS) 진입
삼성F10F2
LGF10F2
레노버F12F2 또는 F1
HPF9F10 또는 Esc
F12F2
에이수스·에이서F12 또는 EscF2

위 표는 일반적인 경우이고, 같은 제조사여도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원을 켠 직후 화면 아래쪽을 보는 것입니다. F2: Setup F12: Boot Menu 같은 안내가 잠깐 스쳐 지나갑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돌려보셔도 됩니다.

부팅 메뉴가 뜨면 목록에서 USB 이름이 들어간 항목을 골라 엔터를 누릅니다. 잠시 후 우분투 설치 화면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4단계 · 우분투 설치하기

설치 과정은 안내를 따라가면 됩니다. 마우스는 안 되고 방향키·탭·엔터로 움직입니다. 중요한 지점만 짚겠습니다.

언어와 키보드 — 영어(English)로 두시는 걸 권합니다. 나중에 오류 메시지를 검색할 때 영어 원문이 자료가 훨씬 많습니다.

네트워크 — 랜 케이블이 잘 꽂혀 있으면 IP 주소가 자동으로 잡혀 표시됩니다. 이 화면에 뜨는 192.168.0.x 또는 172.30.x.x 같은 숫자를 메모해 두세요. 곧 씁니다.

저장공간 — “디스크 전체 사용(Use an entire disk)”을 고릅니다.

사용자 계정 — 이름, 서버 이름, 아이디, 비밀번호를 정합니다. 비밀번호는 나중에 계속 입력하게 되니 기억할 수 있는 것으로, 대신 너무 단순하지 않게 정하세요.

SSH 설정 —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화면입니다. “Install OpenSSH server”에 반드시 체크하세요.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X] 로 바뀝니다. 이게 없으면 나중에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할 수가 없어서, 결국 노트북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체크 후 설치를 진행하고, 완료되면 USB를 뽑고 재부팅합니다.

노트북 안에 있던 자료는 전부 지워집니다. 옛날 사진이나 문서가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설치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한 건 옮겨두세요. 이 단계를 지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5단계 · 첫 부팅 후 필수 설정 3가지

재부팅되면 검은 화면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묻습니다. 설치할 때 정한 것으로 로그인하세요. 비밀번호는 입력해도 화면에 아무것도 안 나타나는데, 정상입니다. 그냥 치고 엔터를 누르시면 됩니다.

로그인이 됐다면 이제 세 가지만 설정하면 끝입니다.

5-1. 덮개를 닫아도 꺼지지 않게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입니다. 노트북은 원래 덮개를 닫으면 잠자기 모드로 들어갑니다. 서버로 쓸 거니까 이 동작을 꺼야 합니다. 안 그러면 덮개를 닫는 순간 서버가 멈춥니다.

설정 파일을 엽니다.

sudo nano /etc/systemd/logind.conf

방향키로 내려가면서 아래 세 줄을 찾습니다. 앞에 #이 붙어 있을 텐데, #을 지우고 값을 ignore로 바꿉니다.

HandleLidSwitch=ignore
HandleLidSwitchExternalPower=ignore
HandleLidSwitchDocked=ignore

Ctrl + O → 엔터로 저장하고, Ctrl + X로 빠져나옵니다. 그다음 적용합니다.

sudo systemctl restart systemd-logind

5-2. 절전 모드 끄기

덮개와 별개로, 일정 시간 입력이 없으면 잠자기로 들어가는 기능도 꺼야 합니다.

sudo systemctl mask sleep.target suspend.target hibernate.target hybrid-sleep.target

한 줄로 네 가지 절전 기능을 모두 막습니다.

5-3. IP 주소 확인하기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하려면 이 노트북의 주소를 알아야 합니다.

hostname -I

192.168.0.15 같은 숫자가 나옵니다. 이걸 메모하세요.

이 주소는 나중에 바뀔 수 있습니다. 공유기가 연결된 기기들에 주소를 그때그때 나눠주기 때문에, 정전이 되거나 공유기를 재부팅하면 다른 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접속이 안 되죠.

해결 방법은 공유기 관리자 페이지에서 이 노트북에 항상 같은 주소를 주도록 지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DHCP 예약” 또는 “고정 IP 할당”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서버 쪽에서 직접 고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초보 단계에서는 공유기에서 잡아주는 쪽이 훨씬 쉽고 잘못될 여지도 적습니다. 공유기 모델마다 화면이 달라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공유기 모델명) DHCP 예약”으로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6단계 ·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해보기

이제 확인할 차례입니다. 평소 쓰시는 PC로 돌아가서, 윈도우는 명령 프롬프트(cmd)나 파워셸을, 맥은 터미널을 엽니다. 그리고 입력합니다.

ssh 아이디@아이피주소

예를 들어 아이디가 mj이고 주소가 192.168.0.15라면 ssh mj@192.168.0.15 입니다.

처음 접속하면 “계속 연결하겠느냐”고 묻는데 yes를 입력합니다. 그다음 비밀번호를 넣으면(여기서도 화면에는 안 보입니다) 접속됩니다.

접속이 됐다면 마지막으로 시스템을 최신 상태로 만들어 둡니다.

sudo apt update && sudo apt upgrade -y

여기까지 성공하셨다면 이제 노트북 덮개를 닫으셔도 됩니다. 닫아도 접속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유지된다면 5-1 설정이 제대로 된 것입니다. 이제 노트북을 책장 위나 책상 구석으로 옮기고 랜 케이블과 전원만 꽂아두면 됩니다.

잘 안 될 때 확인할 것들

USB로 부팅이 안 됩니다 — 부팅 메뉴에 USB가 안 보인다면 USB를 다른 포트에 꽂아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바이오스에 들어가 “Secure Boot”를 끄고 다시 시도합니다. USB 굽기가 제대로 안 된 경우도 있으니,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시 구워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덮개를 닫으면 접속이 끊깁니다 — 5-1 설정이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파일을 다시 열어 #이 확실히 지워졌는지 확인하세요. 그래도 안 되면 sudo reboot으로 재부팅하면 확실하게 적용됩니다.

ssh 접속이 거부됩니다 — 설치할 때 OpenSSH 체크를 놓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노트북을 열어 로그인한 뒤 sudo apt install openssh-server를 실행하면 됩니다. 주소가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 hostname -I로 다시 확인해 보세요.

비밀번호를 쳐도 화면에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 정상입니다. 리눅스는 비밀번호 입력을 화면에 표시하지 않습니다. 그냥 치고 엔터를 누르세요.

여기까지 하셨다면

축하합니다. 지금 여러분 집에는 24시간 켜져 있고, 어느 기기에서든 접속할 수 있는 서버 한 대가 생겼습니다. 서랍에서 먼지 쌓여가던 노트북이 한 시간 만에 역할을 되찾은 셈입니다.

아직 눈에 보이는 건 검은 화면뿐이라 실감이 안 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높은 첫 계단은 이미 넘으셨습니다. 다음부터는 여기에 원하는 기능을 하나씩 얹기만 하면 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이 서버에 도커(Docker) 를 설치합니다. 도커는 여러 프로그램을 서로 꼬이지 않게 따로따로 담아 실행해 주는 도구인데, 이것만 익혀두면 앞으로 소개할 사진 백업·파일 동기화·영상 보관 같은 기능을 명령어 몇 줄로 올릴 수 있습니다. 홈서버에서 가장 자주 쓰게 될 도구이니 꼭 함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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