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티스토리에서 Vultr에 직접 구축한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옮겼다. 데이터가 적어서 수동 복붙으로 이전했고, 그건 의외로 깔끔했다. 커스터마이징 자유와 데이터 소유권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좋기만 하진 않았다 — 월 약 $6의 비용과 관리 부담이 새로 생겼고, 다음(Daum) 검색 유입이 줄었으며, 결정적으로 구글 색인에 옛 티스토리 URL이 유령처럼 남아 색인이 270개까지 부풀고 애드센스 심사에서 발목을 잡았다. 옮길 사람은 이 뒤처리까지 각오하고 넘어오길 권한다.
왜 티스토리를 떠났나
이유는 두개로 압축된다. 첫째, 커스터마이징의 한계다. 티스토리는 진입장벽이 낮고 관리가 편하지만, 결국 카카오가 정해둔 틀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스킨을 아무리 손봐도 서버 레벨에서 하고 싶은 것 — 캐시 설정, URL 구조, 플러그인, 성능 튜닝 — 은 손댈 수 없다. “내 블로그인데 내 마음대로 못 한다”는 답답함이 쌓였다. 둘째, 티스토리 자체광고다. 광고료는 내손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글을 열면 제일 위 메인자리에 티스토리 자체광고가 나온다. 통제권이 나한테 없다. 이 두가지 이유가 이전의 방아쇠였다.
어디로, 얼마에 옮겼나
옮긴 곳은 Vultr 서울 리전에 직접 세운 워드프레스다. 빈 우분투 서버 한 대를 빌려 Nginx · PHP · MariaDB를 올리고 워드프레스를 얹은, 말 그대로 셀프호스팅이다.
여기서 첫 번째 현실이 온다. 티스토리는 무료였고, 이제는 월 약 $6이 나간다. 큰돈은 아니지만 “0원 → 유료”로 넘어가는 심리적 문턱은 분명히 있다. 대신 그 돈으로 서버 전체의 통제권을 산 셈이다. 이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이전의 핵심이다.
어떻게 옮겼나 — 나는 수동 복붙을 택했다
이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티스토리 백업 파일을 워드프레스 가져오기 도구로 임포트하거나, 마이그레이션 플러그인을 쓰는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글을 하나씩 수동으로 복붙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옮길 데이터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글 수가 많지 않으니 자동 도구의 설정·오류와 씨름하는 것보다 손으로 옮기는 게 오히려 빨랐다. 그리고 부수 효과가 있었다 — 옮기면서 옛 글을 다시 읽고, 손볼 건 손보고, 뺄 건 뺐다. 이사하면서 짐 정리를 같이 한 셈이다.
Tip. 글이 수백 개라면 수동 복붙은 비현실적이다. 그 경우 백업 임포트나 마이그레이션 플러그인이 답이다. 하지만 글이 수십 개 수준이고 이 참에 품질을 정리하고 싶다면, 수동 이전이 의외로 깔끔하고 빠르다.
옮기고 나서 터진 문제들
여기가 이 후기의 진짜 알맹이다. 이전 자체보다 이전 “후”가 더 어려웠다.
1. URL이 통째로 바뀌었다
티스토리와 워드프레스는 주소 체계가 다르다.
티스토리: https://ddlabx.com/entry/글제목
워드프레스: https://ddlabx.com/글슬러그/
즉 옛 /entry/… 주소가 전부 죽는다. 그동안 검색·공유로 쌓인 링크가 한순간에 깨진 URL이 되는 것이다. 이건 이전을 결심한 순간 피할 수 없는 대가다.
2. 구글 색인에 티스토리 유령이 남았다 (가장 뼈아팠던 부분)
문제는 URL이 죽는다고 구글이 바로 잊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옛 /entry/… 주소들을 여전히 색인에 들고 있었다. 그 결과, 서치콘솔에서 확인한 색인 페이지 수가 실제 글 수(40여 개)를 훨씬 넘겨 270개까지 부풀어 있었다. 살아있는 새 글과, 죽은 옛 티스토리 URL이 색인에 뒤섞인 것이다.
이게 그냥 지저분한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애드센스 심사에서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로 반려됐는데, 원인을 파고드니 상당 부분이 이 유령 URL이었다. 좋은 글 40개가 죽은 URL 200여 개에 파묻혀, 사이트 전체의 “알맹이 밀도”가 낮아 보였던 것이다.
해결은 옛 URL을 **410(Gone)**으로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 주소는 영구히 없앴다”고 구글에 선언하는 신호다. Rank Math 리디렉션이나 서버 설정으로 /entry/로 시작하는 주소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 Nginx라면 이 한 줄로 /entry/ 전체를 410 처리
location ^~ /entry/ { return 410; }
3. 파비콘이 한동안 티스토리였다
이전을 마쳤는데도 구글 검색 결과에는 한참 동안 티스토리 아이콘이 붙어 있었다. 구글이 파비콘을 오래 캐시하기 때문이다. 사이트에는 이미 새 파비콘이 걸려 있어도, 구글이 재크롤할 때까지 옛 아이콘을 붙들고 있는다. 홈페이지 색인을 다시 요청하면 교체가 앞당겨진다.
실측: 이전 전후 비교
| 항목 | 티스토리 (이전) | 워드프레스 · Vultr (현재) |
|---|---|---|
| 비용 | 무료 | 약 $6 / 월 |
| 커스터마이징 | 스킨 범위 내로 제한 | 테마 · 서버까지 자유 |
| 데이터 소유권 | 카카오 플랫폼 | 내 서버 |
| URL 구조 | /entry/제목 | /슬러그/ |
| 관리 부담 | 없음 (플랫폼이 관리) | 직접 (서버 · 보안 · 백업) |
| 다음(Daum) 유입 | 상대적으로 유리 | 줄어듦 |
| 이전 뒤처리 | — | 옛 /entry/ 유령 색인 270개 → 410 청소 |
※ 비용은 사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대략치이며, 색인 수는 정리 진행 중인 실측값이다.
얻은 것과 잃은 것 — 솔직한 결론
얻은 것. 자유와 소유권이다. 서버 레벨에서 원하는 대로 캐시를 걸고, URL을 정하고, 필요한 걸 설치한다. 블로그가 남의 플랫폼이 아니라 온전히 내 것이 됐다. 이걸 원해서 넘어온 거라면, 그 목적은 확실히 이뤘다.
잃은 것 · 새로 생긴 부담. 정직하게 나열하면 이렇다.
- 비용 — 무료에서 월 약 $6로.
- 관리 부담 — 서버 다운, 보안, 백업, 그리고 이번 색인 삽질까지 전부 내 몫이다.
- 다음 검색 유입 감소 — 이게 생각보다 컸다. 티스토리(카카오 계열)일 때 붙던 다음 노출이 워드프레스로 오면서 줄었고, 그만큼 유입이 빠졌다.
⚠️ 이전을 고민한다면 이것만은. 옛 URL의 색인 잔재 정리(410 또는 새 글로 301)를 반드시 계획에 넣어라. 그리고 다음 유입에 크게 기대던 블로그라면, 이전 후 유입 감소를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누구에게 권하나. 서버를 직접 만지고 싶고, 블로그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고, 약간의 비용과 관리를 감당할 사람이라면 이전할 값어치가 있다. 반대로 관리에 손 대기 싫고 다음 유입이 중요하다면, 티스토리에 남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어느 쪽도 틀린 선택은 아니다 — 나는 자유를 택했고, 그 대가도 함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