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를 사고 RAID까지 묶어두면 이제 데이터는 안전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데이터를 잃는 사고의 대부분은 디스크 고장이 아닙니다. 실수로 지우고, 랜섬웨어에 걸리고, 동기화가 삭제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사라집니다. RAID는 이 중 어느 것도 막지 못합니다. 이 글에서는 백업과 동기화가 왜 다른지, 3-2-1 원칙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는지, 클라우드는 진짜 얼마나 드는지를 숫자와 함께 정리합니다.
RAID는 백업이 아닙니다
RAID 글에서도 강조했지만 다시 짚습니다. RAID가 대비하는 사고는 디스크의 물리적 고장, 딱 하나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무방비입니다.
| 이런 일이 생기면 | RAID가 막아주나 | 왜 |
|---|---|---|
| 디스크 1개 고장 | 막아줌 | RAID의 존재 이유 |
| 실수로 파일 삭제 | 못 막음 | 모든 디스크에서 동시에 지워짐 |
| 랜섬웨어 감염 | 못 막음 | 암호화도 실시간 반영 |
| 화재·침수·도난 | 못 막음 | 본체가 통째로 사라짐 |
| NAS 본체 고장 | 못 막음 | 디스크가 멀쩡해도 못 읽을 수 있음 |
| 재구축 중 2차 고장 | 못 막음 | RAID 5는 2개 죽으면 끝 |
6개 중 1개만 막아줍니다. RAID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장치가 아니라 가동을 멈추지 않기 위한 장치입니다.
백업과 동기화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겁니다. 그리고 이걸 헷갈려서 데이터를 잃는 사람이 디스크 고장으로 잃는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동기화(Sync)는 양쪽을 똑같이 맞추는 것입니다.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시놀로지의 Cloud Sync가 여기 해당합니다. 여기서 무서운 일이 벌어집니다.
주의 — 동기화 중인 폴더에서 파일을 지우면, 클라우드에서도 지워집니다. 랜섬웨어가 파일을 암호화하면, 암호화된 파일이 그대로 클라우드에 업로드됩니다. 동기화는 “실수까지 성실하게 복제”합니다. 내 실수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백업이 아닙니다.
백업(Backup)은 특정 시점의 상태를 따로 보관하는 것입니다. 원본이 바뀌어도 어제 백업은 어제 상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실수해도, 암호화당해도, 어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 동기화 | 백업 | |
|---|---|---|
| 대표 도구 | Cloud Sync, 구글 드라이브 | Hyper Backup, 스냅샷 |
| 파일을 지우면 | 저쪽도 지워짐 | 백업본은 남음 |
| 랜섬웨어 걸리면 | 암호화본이 업로드됨 | 이전 시점으로 복구 가능 |
| 과거 버전 | 없음(일부 30일) | 세대별로 보관 |
| 용도 | 여러 기기에서 같은 파일 보기 | 사고 대비 |
구글 드라이브에 사진을 넣어뒀으니 백업이 됐다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백업이 아닙니다.
3-2-1 원칙, 그리고 요즘의 3-2-1-1-0
백업에는 오래된 공식이 있습니다.
- 3 — 데이터를 최소 3벌 (원본 1 + 사본 2)
- 2 — 서로 다른 2가지 매체에 (NAS + 외장하드처럼)
- 1 — 그중 1벌은 다른 장소에 (화재·도난 대비)
랜섬웨어가 흔해지면서 여기에 두 개가 붙었습니다.
- +1 — 1벌은 오프라인이거나 수정 불가 상태로.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으면 랜섬웨어가 백업까지 암호화합니다. 평소 뽑아두는 외장하드가 가장 확실합니다.
- +0 — 복구 테스트에서 오류 0건. 확인 안 한 백업은 백업이 아닙니다.
참고 — 완벽하게 갖추려다 아무것도 못 하는 게 최악입니다. 외장하드 하나에 복사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사본이 0벌인 것과 1벌인 것의 차이가, 1벌과 2벌의 차이보다 훨씬 큽니다.
시놀로지 백업 도구 3가지, 뭘 써야 하나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역할이 완전히 다릅니다.
| 도구 | 정체 | 세대 관리 | 이럴 때 쓴다 |
|---|---|---|---|
| Hyper Backup | 진짜 백업 | 있음 | 외장하드·클라우드로 정기 백업. 기본은 이것 |
| Snapshot Replication | 순간 스냅샷 | 있음 | 랜섬웨어·실수 대비. 복구가 몇 초 |
| Cloud Sync | 동기화 | 없음 | 클라우드와 파일 맞추기. 백업 아님 |
Cloud Sync를 백업으로 쓰지 마세요. 이름에 Cloud가 들어가서 클라우드 백업처럼 보이지만 동기화 도구입니다. 클라우드로 백업하려면 Hyper Backup에서 클라우드를 대상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스냅샷이 왜 강력한가
스냅샷은 파일을 복사하지 않습니다. “이 순간의 상태”를 표시만 해둡니다. 그래서 용량을 거의 안 먹고, 생성이 몇 초면 끝납니다. 하루에 여러 번 찍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랜섬웨어에 걸려도 어제 스냅샷으로 되돌리면 몇 분 만에 복구됩니다. 시놀로지에서 스냅샷을 쓰려면 볼륨을 Btrfs로 만들어야 하니, NAS를 처음 설정할 때 이걸 선택하세요. 나중에 바꾸려면 데이터를 다 빼내야 합니다.
주의 — 스냅샷은 같은 NAS 안에 있습니다. 실수·랜섬웨어에는 강력하지만 화재·도난·본체 고장에는 무력합니다. 스냅샷은 백업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클라우드 백업, 실제로 얼마나 드나
“클라우드에 올려두세요”라는 말은 쉬운데, 돈이 듭니다. 실제 수치를 보시죠.
| 서비스 | 요금 | 1TB 월 비용 | 특징 |
|---|---|---|---|
| Backblaze B2 | $6.95 / TB·월 | 약 1만 원 | NAS 백업에 가장 많이 쓰임 |
| Wasabi | $7.99 / TB·월 | 약 1.1만 원 | 최소 용량·보관 기간 조건 있음 |
| 구글 드라이브 | 용량제 구독 | 플랜별 | 동기화 위주 — 백업엔 부적합 |
2026년 들어 두 곳 다 가격이 올랐습니다. B2는 5월에 $6에서 $6.95로, Wasabi는 7월에 $7.99로 인상됐습니다. (환율에 따라 원화 금액은 달라집니다.)
흔한 함정 — “무제한 $99″는 NAS에 안 됩니다
Backblaze를 알아보면 연 $99에 용량 무제한이라는 개인 플랜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건 PC에 직접 연결된 디스크만 대상입니다. NAS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NAS를 백업하려면 $6.95/TB 종량제(B2) 또는 비즈니스 플랜을 써야 합니다. 사진 4TB를 올린다면 무제한 $99가 아니라 월 $28(연 $330) 수준이 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계획했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 — 전부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 사진처럼 절대 못 잃는 것만 골라 클라우드에 올리고, 다시 구할 수 있는 영화·설치 파일은 제외하면 비용이 확 줄어듭니다. 백업은 전부가 아니라 우선순위입니다.
해본 적 없는 백업은 백업이 아닙니다
백업 체계를 만들고 나면 다들 여기서 멈춥니다. 그런데 복구를 한 번도 안 해본 백업은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흔한 실패 유형입니다.
- 백업이 몇 달 전에 조용히 멈췄는데 아무도 몰랐다
- 백업은 됐는데 암호를 잊어서 못 열었다
- 정작 중요한 폴더가 백업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 외장하드가 이미 죽어 있었다
그래서 반년에 한 번 정도 이것만 해보세요. 파일 몇 개를 골라 실제로 복원해보고 열어보기. 10분이면 됩니다. 이 10분이 백업을 진짜 백업으로 만듭니다.
현실적인 3단계 — 오늘 뭘 하면 되나
| 단계 | 할 일 | 비용 | 막을 수 있는 사고 |
|---|---|---|---|
| 1단계 (오늘) | 외장하드 하나 사서 Hyper Backup으로 주 1회 자동 백업. 백업 후 뽑아두기 | 외장하드 값 | 실수·랜섬웨어·본체 고장 |
| 2단계 (이번 달) | Btrfs 볼륨에 스냅샷 켜기 (매일 자동) | 무료 | 실수 (복구 몇 분) |
| 3단계 (여유 될 때) | 사진 등 핵심 폴더만 클라우드에 Hyper Backup | 월 1만 원~ | 화재·도난 |
1단계만 해도 사고의 대부분을 막습니다. 3단계까지 가면 3-2-1이 완성됩니다.
참고 — NAS 없이 시작하고 싶다면, 집에 있는 PC에 Immich를 올려 사진 서버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이 글의 원칙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진 서버를 만든 것과 백업한 것은 다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RAID 1로 묶었으니 사본이 2개 아닌가요?
A. 아닙니다. RAID 1의 두 디스크는 같은 순간에 같은 내용이 됩니다. 파일을 지우면 양쪽에서 동시에 지워지니, 사본이 아니라 한 벌로 세야 합니다.
Q. 구글 포토에 올렸으면 백업된 건가요?
A. 자동 업로드는 백업에 가깝지만, 동기화 설정이라면 폰에서 지운 사진이 클라우드에서도 사라집니다. 그리고 서비스 정책이 바뀌면 통째로 영향을 받습니다. 사본이 내 손 안에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Q. 백업 주기는 얼마가 적당한가요?
A. “얼마나 잃어도 괜찮은가”로 정하세요. 하루치를 잃어도 되면 매일, 일주일치면 주 1회입니다. 가정용은 매일 스냅샷 + 주 1회 외장하드면 충분합니다.
Q. 외장하드를 계속 꽂아두면 안 되나요?
A. 편하지만 랜섬웨어에 함께 당합니다. 백업이 끝나면 뽑아두는 것이 3-2-1-1-0의 “+1″입니다. 이 한 동작이 랜섬웨어 대비의 핵심입니다.
Q. 백업본도 RAID로 묶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백업본은 여러 벌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지, 각각이 무결한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돈으로 사본을 하나 더 만드는 게 낫습니다.
정리하면
- RAID가 막는 건 6가지 사고 중 1가지뿐. RAID는 백업이 아니다.
- 동기화 ≠ 백업. 동기화는 내 실수와 랜섬웨어까지 성실하게 복제한다.
- 시놀로지는 Hyper Backup이 백업, Cloud Sync는 동기화. 이름에 속지 말 것.
- 3-2-1-1-0 — 3벌, 2매체, 1벌 외부, 1벌 오프라인, 복구 오류 0.
- 클라우드는 $6.95/TB·월 수준. 무제한 $99 플랜은 NAS에 안 됩니다.
- 반년에 한 번 복구 테스트. 해본 적 없는 백업은 백업이 아니다.
- 완벽을 노리다 아무것도 못 하느니, 오늘 외장하드 한 벌부터.